2008. 8. 28. 15:02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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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 암스트롱은 열세 살 때 사소한 장난질 때문에 경찰에 붙잡혀, 뉴올리언즈에 있는 '소년원'에 수용되었다. 소년원 생활은 엄격하고 힘들었지만 악기와의 만남이 그의 고독을 구원해 주었다. 그 이후 루이에게 음악이란 마치 공기처럼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것이 되었다.

 루이가 소년원 밴드에 들어가 맨 처음 손에 든 악기는 탬버린이었다. 그리고 탬버린은 마침내 드럼으로 바뀌었고 그 다음에는 나팔이 되었다. 기상, 식사, 소등을 알리는 나팔을 부는 소년이 사정이 있어 소년원을 나가게 된 덕분에 루이가 그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그는 엉겁결에 나팔부는 방법을 배우고, 대역을 훌륭하게 치러냈다. 그런데 그뿐만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생활 속에 신기한 변화 일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루이가 매일 아침 나팔을 불면서부터 모두들 즐거운 기분으로 눈을 뜨고, 또 아주 편안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째서일가? 그 까닭은 루이가 부는 나팔 소리가 너무도 자연스럽고 매끄러웠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 일화--스탯 터클이 《자이언츠 오브 재즈》(Giants of Jazz)란 책 속에서 소개한--를 아주 좋아한다. 왜냐하면 이 에피소드 하나가 루이 암스트롱의 음악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즐거움, 편안함, 자연스러움, 매끄러움--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완전히 바꾸어놓고 마는 기적적인 '매직 터치'

 우리들은 루이 암스트롱의 음악을 들으면서 늘 변함없이 '이 남자는 정말 마음속으로 기뻐하면서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 느낌은 놀랄만큼 강한 전염성을 갖고 있다. 마일스 데이비스는 루이 암스트롱의 음악을 존경하면서도 무대에서 백인 청중을 향하여 이를 드러내고 싱긋싱긋 웃는 그의 연예인 근성을 가차없이 비판하였다. 하지만 나는 루이는 정말로 즐겁고 신이 나서 웃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자기가 이렇게 살아서 음악을 연주하면, 사람들이 귀기울인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더할 나위없이 행복하여, 체면이니 염치니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저 자연스럽게 싱긋싱긋 이를 드러내고 웃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루이 암스트롱은 뉴올리언즈 마칭 밴드와 함께 성장한 거의 마지막 뮤지션이었다. 그것은 장지로 향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 위한, 그리고 장지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의 마음에 생의 한없는 환희를 복돋우기 위한 실용적인 음악이었다. 루이의 음악의 목적은 오직 하나, 사람들의 귀와 마음에 음악이 가닿는 것이었다.

  트럼펫 주자는 자기 악기를 흔히 '챠퍼'(Chopper)라고 한다. 이는 고기를 자르는 부엌칼을 말한다. 1928년에 녹음된 <웨스트 엔드 블루스>(West End Blues)의 단호하고 굵직한 연주에 귀기울여 보라. 그가 얼마나 강인한 챠퍼를 쥐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음악으로 하여 그가 얼마나 행복했었는지도
.
 
   
                                                              * 무라카미 하루키 <재즈 에세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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