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9. 10:35

Wes Montgomery

 Wes Montgom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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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스 몽고메리의 기타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이 사람의 연주는 다른 사람과는 전혀 다르다고 느꼈다. 톤이며 주법이며 정말 신선함 그 자체였다. 그것도 고생고생 머리로 생각하여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어딘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자연스럽게 자유롭게 샘솟는 듯한 넉넉한 분위기가 있었다. "이야, 이거 굉장하군" 하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 보면 웨스 몽고메리의 연주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감탄할 만한 무엇인가가 숨어 있다.
  그의 이와 같은 자연아적(自然兒的) 매력은 역시 라이브 판인 "Full House"에 가장 좋은 형태로 담겨 있다. 자니 그리핀의 뜨겁고 군더더기 없는 테너 색소폰의 도움 덕에 실로 그 매력이 흘러 넘칠 정도이다. 윈튼 켈리 트리오와 같이 작업한 "Smokin' at the Half Note"도 스윙기한 뛰어난 앨범이지만, 오래 듣다보면 켈리와 웨스의 얽힘에 귀가 거슬리기도 한다. 두 사람 각자의 특징적인 스타일이 군데군데에서 중첩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점, 그리핀과 웨스의 합작에는 좋은 의미에서의 '나눔'이 있다. 단단하게 주무른 주먹밥처럼 하드보일드한 그리핀의 테너 톤과, 적당히 달콤하며 깊고 풍부한 웨스의 사운드가 마침 알맞게 뒤얽히고 퉁겨내고 서로를 자극한다. 여기에서도 켈리가 피아노를 연주하는데, 그가 사이드 맨의 역할에 충실한 때에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그 분위기가 황홀하다.
  그러나 웨스는 독자적인 연주 스타일을 확립하여 간판을 내걸 수 있는 스타 플레이어가 되고부터는 혼 주자와 함께 연주한 일이 거의 없다. 데뷔후 한동안은 애덜리 형제나 해롤드 랜드와 같이 연주한 앨범을 몇 장 내놓았는데, 자신의 캄보 밴드와 연주한 앨범에서 혼 주자를 내세우기는 이 "풀 하우스" 한 장뿐이다. 오히려 오르간 주자를 영입하거나 빅 밴드를 백에 배치하는 일이 많아졌다. 아마도 음의 구사 방식이 점차 두텁고 대범해져서 타인의 솔로에서 백을 담당하기가 다소 부자연스러워졌다는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리핀과의 연주에서 볼 수 있는 혼과 기타의 멋진 하모니나 여유만만하고 조심스러운 반주는 듣다보면 가슴이 뛴다. 가능하다면 이런 음악을 더 많이 듣고 싶었다.
  지미 스미스와 함께 한 호화로운 연주도 즐겁고, CTI 노선도 완성도가 뛰어나다 나는 그런 앨범을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배제할 마음이 없고 실제로 즐겨 듣기도 한다. 그러나 경력이 후반으로 접어들면 들수록 웨스의 연주 역시 과연 예정 조화적인 색채가 짙어지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 정도로 그릇이 크고 품이 넓은 연주가이니, 연주 인생의 어딘가에서 스릴이 넘치는 재즈 앨범을 녹음했어도 좋았을 텐데 하고 나는 생각한다. 하기야, 뭐, 그런 자잘한 부분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 소위 자연아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책에 따르면, 그는 1961년경 미국 서해안에서 존 콜트레인과 몇 번 연주한 적이 있다는데, 그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으니 안타깝다. 과연 어떤 연주를 했을까? 꼭 듣고 싶군요
.
 
   
      * 무라카미 하루키 <재즈 에세이> 중에서    
   

  Full House
  Wes Montgom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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