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8. 14:18

Lester Young

Lester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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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e

 
 
  레스터 영과 콜맨 호킨스와 벤 웹스터를 밥 이전의 3대 테너 색소폰 주자라 칭하는 데는 아무런 이의를 내세우지 않을 것이다. 호킨스의 예리하고 수직적이며 야심적인 연주, 웹스터의 균형미있고 직접적이며 스윙적인 시심, 그리고 보다 자유로운 혼의 비상을 꿈꾼 영의 부드럽고 대담한 리듬, 그 뛰어난 음악들은 지금 들어도 결코 세월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
  나 개인적으로는 세 사람 중에서 레스터 영의 연주에 가장 큰 매력을 느낀다. 내가 레스터 영의 연주를 처음 의식한 것은 콜롬비아사에서 발매된 빌리 홀리데이의 30년대 후반 녹음을 들은 때이다. 간주로 들어 있는 테너 색소폰이 뭐라 할 수 없이 좋았다. 정말 마음을 쏙 빼앗겼다. 함께 연주한 멤버를 살펴보니 백밴드가 카운트 베이시 악단(아니면 실질적인 그 멤버)이었고, 테너 색소폰 주자는 레스터 영이었다.
  레스터의 솔로는 들으면 금방 알 수 있다. 테너 색소폰 주자면 너나할것없이 리드가 찢어져라 불어대던 빅밴드 시절에 그는 부드럽고 자비롭게 그 악기를 불었다. 자신에게 뭐라 말을 걸듯, 자연스러운 소리를 짜맞춰 갔다. 보다 큰 틀로 리듬을 파악하고 보다 넓은 세계관을 재즈 뮤직에 도입한 것이다. 그것은 보컬 세계에서 빌리 홀리데이가 하고자 했던 일과 아주 비슷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독창성은 두 삶에게 크나큰 부담을 주었고 그들 모두 유감스럽게도 그 현실적인 중압감을 견딜 만한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부인인 빌리 홀리데이와 함께한 아름답고 따스한 합작의 기록을 레스터 영의 최고 연주로 꼽고 싶은데, 그에 대해서는 이미 빌리 홀리데이 항에서 얘기하였다. 이 자리에서는 휠씬 후기의 <프레스 앤드 테디>(Ptrss and Teddy)를 그에 버금가는 한 장의 앨범으로 추천하고 싶다. 그러고 보니 우연이라고 해야 할지, 함께 공연한 테디 윌슨도 빌리 홀리데이의 반주자로 오래도록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사람이다. 아쉽게도 버브 시대의 레스터의 연주는 고르지 못한 면이 있는데, 1956년 1월에 있었던 테디 윌슨과의 두 세션(<프레스 앤드 테디>와 (재즈 자이언츠 56>)은 모든 곡이 완벽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발라드 '루이스'에서 연주하는 레스터의 그 따뜻한 음색은 한 번 들으면 잊을 수가 없다. 음악이 자연스럽게 그의 몸을 통과하여 체온을 채 잃기 전에 주변 공간으로 살며시 퍼져나가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레스터 영을 이렇게 회고하는 어떤 사람이 있다.
  "연주는 훌륭하지만 그 악기라니, 정말 봐줄 수 없을 정도로 형편 없었어. 싸구려 악기를 고무줄이니 풀이니 껌 같은 것으로 덕지덕지 붙여놨더라니까. 그런데 거기에서 나오는 소리는 그야말로 멋졌지."
  레스터 영에 대한 에피소드 중에서 나는 이 코멘트를 가장 좋아한다. 그럼 그렇지, 그래야지,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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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라카미 하루키 <재즈 에세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