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9. 10:16

Eric Dolphy(1928-1964)

Eric Dolphy(1928-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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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에서 태어났다. 1958년 치코 해밀턴 밴드에 참가한 후 1960년부터 찰스 밍거스 그룹에 참가함과 동시에 오넷 콜맨과도 공연하였다. 그 후 자신의 그룹을 결성하였다. 존 콜트레인과도 공연하였다. 전통적인 조성의 세계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수법을 도입 찰리 파커 이후의 하드 밥과 모드나 프리등의 혁신적인 재즈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였다.

에릭 돌피하면 거의 반사적으로 이 <Out There>란 프레스티지 사 초기의 LP가 내 머리에 떠오른다. 물론 음악적 내용도 뛰어나지만 그와 동시에(랄까, 그 이상으로) 오리지널 재킷의 그림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초 현실 주의적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살바도르 달리풍의 그림이다. 심각한 표정으로 색소폰을 부는 돌피가 공중에 떠 있는 콘트라베이스를 타고 있다. 돛은 첼로 지붕은 심벌즈, 벽으로는 호른이 튀어나와 있고 밑바닥에는 불길한 거머리처럼 플루트가 딱 달라 붙어 있다. 뱃길 뒤로는 악보가 떠다니고 언덕 위에는 등대 대신 메트로놈이 서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이다. 마치 우주의 변경처럼(아니면 가물거리는 전등이 달려 있는 광처럼) 어둡다.

그림에는 그 나름의 분위기가 있지만 솔직히 말해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또 기술의 부족을 메우기에 충분한 독창적인 상상력이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화가의 이름조차 명기되어 있지 않다. 재킷 한 귀퉁이에 '예언자'라는 타이틀이 보일 뿐이다.  아마도 이 레코드를 위한 오리지널 그림을 의뢰 받은 별로 유명하지 않은 젊은 화가는 -당시 프레스티지 레코드는 재킷 디자인에 고액의 개런티를 지불할 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이름도 내세우지 못하고 세월 너머로 잊혀졌으리라.

하지만 나는 이 재킷이 왠지 마음에 끌린다. 그리고 에릭 돌피하면 이 작가 불명의 '달리풍'그림이 저절로 머리에 떠오른다.

이런 말을 하면 좀 외람될 지도 모르겠지만 에릭 돌피란 사람의 시대를 앞서가는 독특함과 성실하면서도 어디까지나 개인적이고 또 다소는 미심쩍은(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악풍에 이 그림의 톤이 신기할 정도로 잘 어울리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만약 이 그림을 일류 화가가 그렸다면 또는 진짜 달리가 그린 그림이라면 나는 그다지 매료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참 모를 일이다.

또 이 재킷 뒷면에는 돌피 자신의 이런 발언도 인쇄되어 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새롭고 또 굉장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야말로 시작되려 하고 있다. 그 한가운데인 이곳 뉴욕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이 레코드가 녹음 된 것은 1960년 8월 전통을 강조하듯 보수적인 50년대가 드디어 막을 내리고 존 에프 케네디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기 조금 전의 일이다. 재능을 인정받지 못하여 오래도록 그늘에서 생활해야 했던 에릭 돌피한테도 이 무렵부터 조명이 비춰지기 시작하였다. 음악적으로도 상당한 비약을 이루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던 기간은 너무도 짧았다. 그는 1964년 6월 심장 발작으로 이 세상을 떠나고 만다.

우리들은 모두 우주의 변경에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에릭돌피를 들을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 무라카미 하루키 <재즈 에세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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