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7. 23:46

Mack The Knife

흥겨우면서도 재미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Mack The Knife'는 재즈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듣다보면 저절로 발 장단을 맞추며 어깨춤을 추며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곡입니다. 이 곡을 듣다보면 빅밴드 시절의 스윙을 제외하곤 약간 심각해졌던 재즈가 우리에게 "아니야, 사실 재즈의 본령은 이런 거야. 즐겁고 흥겹고 들어서 기쁜 것이 바로 재즈 아니겠어?" 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이 곡은 재즈의 명 스탠다드 넘버입니다.
이 곡은 '상어 같은 이빨을 진주색으로 번쩍거리는 남자 맥은 마치 재크 나이프를 숨기고 있는 것 다'라는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칼잡이 맥'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곡입니다.
처음 1928년 독일에서 초연된 뮤지컬 '서푼짜리 오페라'에 삽입하기 위하여 커트 웨일 Kurt Weill이라는 사람이 작곡을 하였구요, 나중에 1954년 경 마크 블릿츠테인 Marc Blitzstein과 버톨트 브렛쳐 Bertolt Brecht 가 뉴욕 공연에 쓰기 위하여 영어로 된 가사를 붙이게 되었는데요, 그후 1956년 경 루이 암스트롱 Louis Armstrong이 불러 빅 히트를 했구요, 1959년에는 바비 다린 Bobby Darlin이라는 팝과 재즈를 왔다갔다한 가수가 불러서 마침내 빌보드 1위까지 기록하기도 했었습니다. 한 마디로 여러번의 대박을 터뜨린 곡이었죠.
또 천진난만한 특유의 웃음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그래미상 수상에 빛나는 1960년 엘라 피츠제랄드 Ella Fitzgerald의 독일 라이브 명 앨범 'In Berlin'에 수록된 버전은 엘라가 예전에 자신에게 스캣 창법을 전수해준 루이 암스트롱 의 흉내를 내며 부르고 있어 감칠맛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와인뮤직에서 검색을 해보면 자그마치 스무 곡이 넘는 버전이 주루룩 나옵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으니 시간 있으시면 다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듣다보면 저절로 재즈에 있어서 즐거움과 흥겨움의 의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니까요.
와인 뮤직에 없는 곡 중, 제가 아주 좋아하는 블루지한 올갠 연주의 명인 지미 스미쓰 Jimmy Smith의 명반 'Crazy Baby'에 수록된 버전과 현재 활동중인 섹소폰 주자 중 가장 따뜻한 톤과 밀도 높은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평가받는 휴스턴 퍼슨 Houston Person과 베이스의 거장 론 카터 Ron Carter가 협연한 앨범 'Something In Common'에 수록된 버전은 재즈 애호가에게 권하는 넘버입니다.
그리고 1956년 소니 롤린스 Sonny Rollins의 명작 'Saxophone Colossus'에서의 수준 높은 즉흥 연주가 담긴 버전 또한 일품인데요, 거기서는 또 섹소폰을 쫒아 활발하게 전개되는 토미 플래너갠 Tommy Flanagan의 멋진 피아노 연주도 들을 수 있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 곡은 특유의 볼멘 허스키 보이스가 흡사 인생을 달관한 듯한 여유와 유머로 가득차있는 루이 암스트롱의 버전이 압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루이의 노래는 들으면 들을수록 '아 이것이 어쩌면 잡힐듯 하면서 잘 안잡히는 인생의 행복일런지도 모르겠구나'하는 찰나의 느낌을 안겨준답니다. 촌철살인의 경지이죠.

가사 내용이 재미 있는데요. 한 소절만 소개해볼까요?

Oh, the shark has pretty teeth dear
And he shows them pearly white
Just a jack-knife has Mac-heath dear
And ge keeps it out of sight
When the shark bites with his teeth dear
Scarlet billows start to spread
Fancy gloves through, wears Mac-health dear
So there's not a Trace of red

상어는 진주와 같이 하얀 이를 지니고 있지만
맥은 나이프를 가지고 있어요
상어가 물어뜯으면 금방 선홍빛으로 물들지만
맥이 할 때는 장갑을 끼기 때문에
더럽혀지는 법이 없어요,

흡사 조폭 칼잡이를 미화하는 듯한 뜻밖의 내용이죠?
조금 더 들어보면 이런 내용이 이어집니다.

일요일 아침 길바닥에 굴러 있는 시체
거리 모퉁이에 흘낏 나타났던 누군가의 그림자
그것은 맥의 짓이었을 거에요
강을 내려가는 작은 배에서
시체를 담은 시멘트 주머니가 강으로 던져졌대요
돌아온 맥 덕분에 거리에는 점점 더 시체가 늘어가는군요....

가사 내용을 심각하게 들을 거는 없구요,
뮤지컬에 쓰였던 곡이라 악당을 재미 있게 표현하기 위해 그런 것 같습니다.
거 왜 악당중에도 겉모습만 흉악할 뿐 하는 짓은 푼수에다 좀 덜 떨어진 존재 있지 않습니까?
바로 칼잡이 맥은 그런 인물입니다.
빡빡한 세상살이에서 파격의 웃음을 선사하는 존재임 셈이죠.^^
마치 이 곡의 흥겨운 멜로디처럼요...

와인 생각 (8) - Mack The Knif

Ella Fitzgerald
Mack The Knife, Ella In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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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26. 00:18

재즈에 관한 단상

20년전에 째즈라는 단어를 들었죠.
그리고 한동안 그 단어를 잊었다가6,7년 후에 제게 편한 것부터 들었어요.
그리고 그 후로 4,5년후 본격적으로 들었지요.
예를 들면 빌에반스트리오정도로요.

...... ㅠㅠ

완전 실패였죠.
전 그 드럼의 냄비뚜껑소리 두드리는 듯한 쇠 소리가 귀에 거슬리더라구요.
듣기가 거북하고 이해도 안되 레코드장에 1년간 쑤셔 박아 놓았죠.
그리고 2,3년 후 째즈가 제 가슴에 들어 오기 시작했어요.
장장 여기까지 오는데 거의10년이 훨씬 더 걸린 셈이죠.
지금은 이거 없이 못 살아요.^^
클래식 매니아중에도 현대음악까지 즐기는 사람은 고전을 즐기는 분들의 수에 비교하면 적다고 해요.
대중음악을 즐기는 사람에 비하면 언더그라운드음악을 듣는 사람수가 비교적 적구요.
영화도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통 대박영화를 즐기는 사람들보다 적고요.
다른것은 모르겠지만 하나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만큼 소수들이 즐기는 그 분야의 것들이 연주든 영화를 만들든 작곡을 하던 상당히 자기중심적이고 주관적이다고 할까...
그런 사람들을 통해 발산되는 음악이나 그림 영화를 보는 즐기는 사람들 또한 자기스페이스에 주관적으로 느낌을 담을 수 있고요.
하지만 저는 어떤 쟝르 그 자체에 우열같은건 생각을 안 해요. 소수 대다수그런점이 눈에 띄지만 그 나름대로 그 그룹속에서 흐르는 어떤 일관성 설득력 보편성이 있나봐요.
그래서 여지껏 소멸되지 않고 나름대로의 분야들이 계속 그 생명을 이어가고 있나봐요.

.....^^

째즈가 좀 낯설지요.
저만 하더라도 째즈얼굴익히는데 10년이 훨씬 넘었으니까요.^^
하지만 억지로 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렸나봐요.
한가지는 얘기할 수 있어요.
더도 들도 말고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 오면 죽을 때까지 가지요.
하우님만 하더라도 10년전 째즈에 대한 마음과 지금은 사뭇 달라요.
저도 그 친구에게 그렇게 보이겠죠.
째즈를 권장하는어드바이스나 추천곡들이 저 같은 경우는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더라고요.
지금 그런 글들을 읽으면 잘 이해가 되지만 그 당시는 그것도 스트레스더라고요.
흔히 사람들이 째즈이야기할때 자유. 즉흥연주라는 말을 많이 하지요?
째즈가 가장 멋있게 들리려면 듣는 사람이 륄렉스가 되야 되요.
연주자도 륄렉스된 상태가 되야 연주가 잘 되죠.
그러니 시화님도 듣는입장에서 좀 불편한것은 접어 두시고 마음이 편해 지는 것부터 해 보셔요.
저처럼 "그래 너희 잘났다. 느그들끼리 해봐라"하고 몇년씩 CD장에 쳐 박아 두셔도.....^^
뭐 어때요.
전 그랬던 저의 옛날 모습 떠올리면 재미있어요.
하우의째즈방에서 Brazilian wedding Song 그리고 한참 전 페이지에 있는 Always and Forever들어보세요.
만약 시화님이 듣는 동안 "뭐 들을만 하네"라는 느낌이 들면 분명 언젠가는 째즈 매니아가 되실겁니다.
저도 시화님이 그렇게 되면 참 좋겠어요.^^

 
피아니스트이자 대학동기인 내 친구가 홈피에 남긴 글이다.  쉽게 와닿는 글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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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26. 00:16

나의 영원한 스승 Roland Hanna(1932.2.10~2002.11.13)

2001년 늦여름, 뉴욕에 있는 대학원을 들어가면서 난 한 왜소하고 늙은 흑인 선생님을 만났다. 매주 한시간 우리는 steinway piano 한대가 있는 작은 방에서 레슨을 가졌는데, 정말이지 그 시간이 좋지 않았다. 그는 Berklee에 있는 선생님들처럼 Jazz improv에 쓰이는 scale이나 각종 다양한 리듬이나, 테크닉, 현대적인 voicing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Bach,슈만, 쇼팽 등 내 관심밖에 있는 클래식음악에 대해 가르쳤으며, 기분이 좋은 날은 아주 nice 했고, 그렇지 않은 날은 대하기가 무서웠다.
하루는 선생님께 "I came here to study Jazz"용기내어 말씀드렸지만 그는 내게"You're not ready for jazz"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게 첫학기 혼자 나름대로 불만이 많던 나는 아프다는 핑계로 레슨을 빠져보기도 하고, 학과장에게 찾아가 다른선생님께 배우면 안되냐고 호소도 해 보았지만 나에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는 그 학교에 있는 유일한 피아노 선생이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클래식 피아노 학위가 있는 독일학생 하나는 선생님께 Complain하는 과정에서 심한 말다툼으로 졸업에 차질이 생겼다. 레슨은 필수였고,선생님이 "난 더이상 너같은 학생은 가르치고 싶지않다"라고 하셨기때문이다. 그만큼 선생님은 teaching에 관한한 고집불통이셨다.

2학기가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난 선생님과 친구가 되었다. 나도 선생님께 맘문을 열어갔고,선생님 또한 내게 애정을 가지고 가르치셨다. 선생님은 현대 재즈피아니스트들이 아무런 의미없는 음들을 남용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셨고 왼손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으며, 클래식과 접목한 Solo piano로 순회공연을 많이 하셨다.
내게 Jazz musician으로서의 마음가짐과 철학적인 이야기도 많이하셨고(반이상은 이해 못했지만), 예전에 함께 연주생활을 한 사라 본,때드 존스,론카터,베니굿맨..친구 베리 해리스,타미 플래니건...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다.
내가 테크닉과 스윙필이 없다고 좌절할 때 항상 용기를 북돋아 주셨고, 남자들이 갖고 있지 않은 여성만의 섬세한 feel을 살리라고 하셨다.
그 때부터 나는 powerful하고 쉽게 매료되는 음악보다 Maria Shneider, Dianna Krall, Elianne Elias, Renee Rosnes 등 여성 뮤지션의 음악세계에 귀기울이게 되었다.
선생님은 연주활동과 Recording, 편곡으로 바쁘셔서 자주 자리를 비우셨지만 그럴때 마다 다른선생님을 보내셨고, 마침내 작년 가을 Solo concert를 위해 일본으로 떠나셨다.
몇년동안 폐암으로 고생하신터라 오랜비행후 가자마자 심장질환으로 쓰러지셔서 모든 스케줄을 Cancel하고 병원에 입원하셨다. 뉴욕으로 돌아오신후에도 계속 치료받으시며 쉬셔야했기때문에 학교에 나오지 못하셨다.
걱정끝에 선생님께 전화했다.
"선생님, 몸은 어떠세요,모두 걱정하고 있어요"
"다행히 점점 좋아지고 있어. 외출도 하고...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줘."
"한달 후에 제 졸업 리싸이틀인데 꼭 오실거죠?"
"꼭 가야지, 그 전에 학교에 갈거야. 곧 보자"

그리고는 3일후, 영영 떠나셨다. 장례식은 엄숙하게 교회에서 드려졌고, Radio에선 온통 선생님의 죽음을 알리며 선생님의 CD를 틀어댔고, 학교에선 선생님 추모 concert를 한다고 난리들이었다.
Wynton Marsalis, Jimmy heath, Barry Harris, Jon Faddis... 유명한 사람들이 모두 와서 연주하고 콘서트장은 열광의 도가니였지만 주인공이신 선생님이 그 자리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슬펐다. 순서중 스크린에 선생님의 "Prelude #2"연주장면이 나왔을땐 더이상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선생님은 많은 가르침을 주셨지만 그 흔한 커피한잔 사드린 적 없었고,난 항상 불만투성이였으며, 선생님께 해 드린게 아무것도 없었다. 학교에 있으면 저 복도 끝에서 한손엔 책과 자료를 들고 절뚝거리며 내 쪽으로 걸어오실것만 같았다.
그리고 한달 반후 나는 귀국하기전 선생님의 묘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Bronx에 있는 가장 넓은 공동묘지였는데 안내실에서 물어보았지만 화장한 듯 하다며, Miles Davis와 Duke Elington 묘 위치만 알려주었다.
미국을 떠나며 마음속에 있는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훌륭한 뮤지션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선생님처럼 학생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가르치며, 선생님의 연륜이 되었을때 그만큼의 뿌듯한 업적을 남길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날씨가 추워지고... 선생님이 떠나신지 1년이 다 되어간다.

"For the average person, music is separated into categories, but not for me. To me, music is food, and I don't have to say "These are apples and these are pears." I can say "This is music and it tastes good."
-Sir Roland Hanna


재즈 피아니스트인 최희정님이 내 홈피에 올려준 글이다.  그 어떤 재즈에 관한 글보다도 나에게는 감명깊게 다가왔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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