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6. 00:12

진실 그리고....

진실

나만의 비밀이 있었습니다.
내 마음속 깊이깊이
아무도 열지못하는 금고속에
넣어둔 보물이 있었습니다.

어느날인가
누군가가 저 멀리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모두가 포기한 줄 알았는데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분인가 봅니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조용히 귀 기울이며
그의 숨소리와 다가오는 발소리만을 들었습니다.

그는 어딘가 달랐습니다.
모두가 내 비밀을
황혼의 베일에 싸인 내 금고를 열려고 했는데
그는 단지 나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나에게는 그 무엇도 원하지 않으면서
오직 주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끝없이 끝없이

나는 아무것도 그에게 준 것이 없었습니다.
다만 호기심에 가득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을 뿐입니다.
半信半疑의 귀를 기울이며
그의 말을 들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정말이지 기적이었습니다.
나만의 비밀
아무도 열지못했던 내 금고가
열렸던 것입니다.

그는 아무도 생각못했던
나도 그 열쇠를 잃어버린지 오랜
바로 진실이라는 열쇠로
아무도 못열던 내 금고속에서
사랑이라는 보물을 꺼내어 갔던 것입니다.

일구 팔삼년 시월 열 아흐레

올려놓고 보니 너무 창피해서 다시 지우고 싶어지는군요.
하지만 용기를 내서 이 글을 올립니다.
대학교 1년이던 83년, 무척이나 사랑의 열병을 앓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그 시절 제가 유일하게 적어놓은 시(?)입니다.
어느 바자회때 제 이 작품을(?) 판넬로 만들어서 내놓았더니(당시에는
그런게 유행이었습니다) 글쎄 어느 선배분이 10만원이라는 거금을
내놓고 사 가시더라고요. 그 때는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로만짜 클럽을 알게 되면서 저 자신을 정말이지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은 과연 무엇인지?
저는 어릴때부터 무척이나 감수성이 예민했던 남자아이였습니다.
흔히들 사내아이는 쉽게 울면 안된다고 하지만..
물론 저도 울보는 아니었습니다.
쉽게 감동받고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제자신이 저는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너무 감정이 예민해서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만.

"생존을 위해 사는게 아니다.
누구를 위해 사느냐 바로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지금은 제목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어느 미니시리즈(외화)에서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외치는 대사입니다.
 요즘들어 다시  부쩍 책임감을 느끼며 이 대사를 되씹어 본답니다.


2001년에 로만자에 실었던 글을 매니저님께 부탁해 어렵사리 다시 찾아서 올렸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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